(1) 제 아들이 지금 군인으로 복무중인 거 다 아시죠?
아들의 취미는 사진찍기인데, 틈틈히 사진을 찍어서 자기 블로그에다
사연과 함께 올리더라구요.
외박 나와서도 찍고, 휴가 나와서도 찍고...
아내와 저는 아들의 블로그에 들어가 사진을 감상하는 재미가 솔솔 있었습니다.
그러던 지난 연말 서울의 모 대학에서 전화가 걸려오기를, 신문에 낼 광고를 제작
하는데 아들의 사진 중에 한 컷을 쓰고 싶다고 허락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담당자가 아들의 블로그를 보다가 마음에 드는 사진을 발견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아래 사진이 졸지에 일간지에 나왔다는 거 아닙니까^^
프로 작가도 아닌 순수 아마추어인데, 이래도 되는 겁니까?
(사진은 익산 안산교도소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2) 사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올해 1월에는 서울 종로구의 한 화랑에서, <뉴밀레니엄>이란 주제로 사진전시회를
하는데, 신진작가의 작품도 전시하기를 원한다고, 사진을 출품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답니다. 아들을 알지도 못할텐데, 뭘 보고 어떻게 해서 제안을 하게 됐는지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단지 아들의 블로그에 팔로워가 많아서, 그 중 한 분이려니
짐작할 뿐입니다. 처음엔 돈을 노리고 꼼수를 부리는 사기라고 생각했는데, 확인해
본 결과, 실제 화랑도 있고 전시회도 하고, 전화한 분의 신분도 틀림이 없었습니다.
나중에 우리 부부가 전시회에 가서 아들 작품 옆에 딱~ 하고 섰더니, 괜히 어깨가
으쓱해지더라구요. 아래 사진이 전시회에 출품한 사진 2점 중 하나입니다.
밤 중에 부산 광안대교를 찍은 것입니다.
나중에 전시회 팜플렛을 받아보니, 다른 분들은 전문가들답게 경력도 화려한데,
아들 녀석만 달랑 얼굴사진하고 그 옆에 <조성환>이라고 이름만 적혀 있는게
아닙니까^^ 자식을 키우다 보니 이런 재미난 일도 있네요.
부디 아들에게 젊은 날 좋은 추억이 되었으면 합니다.
(3) 볼거리로 하나 더 올려봅니다. 아래 사진은 특히 제가 마음에 들어하는 사진인데,
빨래집게마다 서민들의 애환이 담겨져 있는 것 같아서 왠지 정감이 갑니다.
아들이 어느 동네 담벼락에 늘어서 있는 빨래줄을 찍은 것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