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 - 함께13호 내지-화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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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겨울 나무

                                                 이정하

                                         그대가 어느 모습
                            어느 이름으로 내 곁을 스쳐 지나갔어도

                                그대의 여운은 아직도 내 가슴에
                                        여울되어 어지럽다

                                      따라 나서지 않은 것이
                            꼭 내 얼어붙은 발 때문만은 아니었으리
                         붙잡기로 하면 붙잡지 못할 것도 아니었으나
                          안으로 그리움 삭일 때도 있어야 하는 것을

                               그대 향한 마음이 식어서도 아니다
                             잎잎이 그리움 떨구고 속살 보이는 게

                                      무슨 부끄러움이 되랴
                                        무슨 죄가 되겠느냐

                                          지금 내 안에는
                                       그대보다 더 큰 사랑
                             그대보다 더 소중한 또 하나의 그대가
                              푸르디푸르게 새움을 틔우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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