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함께13호 내지-화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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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도 끊임 없이 현재를 잡고 있는 것이다. 시간에 특별한 의미를 주기 보다는 그저 현재
에 충실하고 있는 것이다.
2000년이 시작 되기 전부터 새로운 밀레니엄을 외치며 많은 사람들이 들떠 있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우리 교회에서도 특별한 송구영신을 맞이 했고 기업은 마케팅으로 한 몫
챙기려 했으며 심지어 당 이름에 ‘새천년’을 붙이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밀레니엄 버그’
로 불안해 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14년 여가 지나가는 지금 새천년 밀레니엄이 우리에
게 무슨 의미가 있었는가? 그저 지금은 2014년 일 뿐이다.
그리고 곧 2015년이 다가온다. 2015년에도 ‘시지프스’는 바위를 굴려 올려야 하고 사람
들은 여전히 “카르페 디엠”을 되뇌일 것이다.
한 해는 지나가고 다가 오지만 나는 내가 가야 하는 길을 계속 갈 것이다. 성경 속에서
나타난 수많은 시간의 의미들은 어느 한 시점을 나타낸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운행하심
가운데 존재하는 상상할 수 없이 큰 수레바퀴 가운데 하나 일 뿐이다. 출애굽의 역사, 다
니엘과 욥의 시간, 예수님의 공생애와 부활, 이천 년을 이어오는 신앙의 여정들 모두는
‘하나님의 섭리’라는 깊음, 넓음, 높음에 속한 것들 이어서 지금 우리를 더욱 겸손하게
할 뿐이다. 겸손하지 않다면 그 어떤 것도 쉽게 받아 들이기 어려운 것이며 우리의 시간
은 무력해 질 수 밖에 없다.
대전중부교회의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많은 일들을 해 냈다. 어떤 행사를 생각하지 말
고 꿋꿋하게 한 발씩 내 디딘 신앙의 여정을 생각해 보자. 아픔이 있었지만 그래서 우리
는 더 건강해 졌고 깊이 있는 행복을 알게 되었다. 원망스러움이 있었지만 그래서 우리
는 나를 되돌아 보았고 그를 이해하게 되었다. 공동체를 등지고 싶을 만큼 무력한 때도
있었지만 그래서 우리는 공동체에 속한 한 지체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거대한 시간의
흐름과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에서 우리는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나는 누구인
지를 깨달았다.
여기 몇 분의 말씀을 나누어 보고자 한다. 시간의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을 돌아 보는 모습
을 잔잔히 들어 보자. 그리고 나 자신도 시간의 거울 앞에 서보자. 오랫동안 서서 나를
주시하고 내 주변에 한 사람씩 세워보자, 한 가지씩 내가 해 온 일들을 늘어 놓아 보자.
예수님은 “다 이루었다.”라고 말씀하셨다. 무엇을 다 이루셨을까? ‘사랑’을 다 이루신 것
아니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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