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함께12호_Filp_Class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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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들이 있었고, 오랜 세월 함께한 도구들도 눈에 들어왔다.
17년 동안 이 자리에서 ‘머슴방앗간’을 운영해 온 집사님은 서울에서 살다 대전으
로 내려오면서 신앙생활을 하셨다고 한다. 자녀는 아들만 둘인데 큰 아들은 지금
군복무 중이고 작은 아들은 대학에 다니고 있다고 한다.
방앗간이면 떡도 하기 마련인데 왜 방앗간만 하냐는 물음에 한 가지라도 제대로
하고 싶으셨기 때문에 방앗간만 하고 있다고 한다. 고춧가루를 빻는 데는 여느 방
앗간 보다 잘 한다는 자부심과 국산 고춧가루를 고집하신다고 한다.
시장을 들어서면 방앗간도 떡집도 여러 곳이지만 고춧가루를 낼 때는 이곳을 찾으
시는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집사님의 차분하고 정갈함이 방앗간 구석 구석 녹아
져 있는 것처럼 방앗간 안은 참 정갈하다.
방앗간 일을 하시면서 힘들고 지칠 때도 많았지만 신앙생활을 하시면서 주님이 주
시는 평안이 은혜로 넘쳐 이 일을 지속적으로 해 올 수 있었다고 한다. 투명비닐봉
지에 담겨 있는 빨간 고춧가루가 너무나도 먹음직스럽다.
고춧가루 필요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국산만을 고집하는 ‘머슴방앗간’에 가보면 좋
을 듯하다. 조용하게 웃어주시는 이숙자 집사님의 마음이 전해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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