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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부 그루터기 | 멀리멀리 갔더니
우즈벡 타슈겐트에서
경험하는 아름다운 날들
글·강병욱 집사(GKD 대표이사)
작년 직장생활 30년 만에 주어진 1년간의 장기 위탁교육으로 결혼 25년을 함께한 우리
부부는 서울과 대전 주말부부로 살게 되었다.
비록 주중이지만 오랜 기간 함께 살면서, 아내의 도움으로 사는 데에 익숙해진 사람이 혼
자 살아야 할 걱정과 이십 대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대와 설렘 속에 시작한 서울의
삶은 모처럼 즐거움의 연속이었다.
우리나라 각 공기업에서 모인 99명의 원우들과 인터넷으로 검색만하면 인물사전에 나오
는 내로라하는 교수님들의 명강의를 들으며 보내는 시간들은 오랜 시간 회사업무에 찌든
응어리를 일거에 날려버리기에 충분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오랜만에 떨어
져 지내는 시간이 나만의 즐거움이었는지 주말부부로 3개월쯤 지난 어느 날 아내가 아프
다는 연락을 받고 허겁지겁 집으로 내려가니 물도 못마실 정도로 아프단다. 병원에 입원
을 하고 일주일간 다양한 검사에도 아무런 병명이 나오지 않아 퇴원할 수밖에 없었다. 그
후 조금씩 회복되었고 특별한 병이 아니라 여성들이 한번씩은 겪고 지나가는 것의 초기
증상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이런 와중에도 주말부부의 생활은 계속되었고 목요일 오후 수업이 끝나면 득달같이 집으
로 내려오는 생활을 이어가던 중 교육기간이 아직 3개월이나 남은 10월 초 낯설고 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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